최근 막걸리가 ‘유산균 발효 음료’로 각광받고 있습니다. 편의점 냉장 코너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고, 일부 제품은 아예 ‘프로바이오틱스’를 내세워 마케팅하기도 하죠. 그렇다면 막걸리에는 정말로 장에 좋은 유산균이 들어있을까요? 그리고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?
이번 글에서는 전통주, 특히 막걸리 속 유산균에 대한 궁금증을 과학적 근거와 함께 차분히 풀어보겠습니다.
1. 막걸리에는 유산균이 존재한다
막걸리는 쌀, 누룩, 물을 섞어 발효시켜 만드는 전통주입니다. 이 발효 과정에서는 효모와 함께 유산균(Lactic Acid Bacteria)이 활발히 증식합니다. 대표적으로는 Lactobacillus, Leuconostoc, Pediococcus 등의 균이 검출되며, 이들은 모두 발효식품에서 흔히 발견되는 유익균입니다.
막걸리 1ml에는 수천만~수억 마리의 유산균이 존재하며, 이 수치는 요구르트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. 단, 이는 살균되지 않은 생막걸리에 한정됩니다. 살균막걸리는 고온 처리로 인해 대부분의 미생물이 사멸합니다.
2. 생막걸리 vs 살균막걸리 – 유산균 생존의 갈림길
막걸리는 발효가 계속되는 제품이기 때문에, 유통 중에도 술이 익고 맛이 변할 수 있습니다.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살균처리를 거친 제품이 많은데요, 이 과정에서 열에 약한 유산균과 효모는 대부분 사라지고, 유기산만 남게 됩니다.
생막걸리는 저온에서 보관하며 발효가 지속되기 때문에 유산균이 살아 있고, 숙성에 따라 맛이 변화합니다. 반면, 살균막걸리는 유통기한이 길고 맛이 일정하지만, 장 건강에 직접적인 유산균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.
즉, 장 건강을 위한 유산균을 기대한다면 반드시 생막걸리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. 제품 라벨에 ‘살균’ 혹은 ‘비살균’, ‘생막걸리’라는 표기를 꼭 확인하세요.
3. 막걸리 유산균의 효과 – 정말 장 건강에 좋을까?
막걸리 유산균은 장내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고, 장 점막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. 실제로 국내 일부 대학에서는 막걸리 유산균이 장염 억제 및 면역력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.
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.
- 알코올 함량: 막걸리는 술이기 때문에, 유산균을 위해 마신다고 해도 과다 음주는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.
- 유산균의 위산 생존율: 술과 함께 섭취한 유산균이 위산에서 사멸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, 장까지 도달하는 유익균의 수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.
이런 점에서 보면 막걸리는 유산균 음료로서의 부가적 기능은 있지만, ‘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’로 대체되긴 어렵다는 점도 함께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.
4.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생막걸리 추천
- 우도 땅콩막걸리: 땅콩의 고소한 맛과 유산균이 살아있는 대표적인 제주도 특산 생막걸리
- 복순도가 손막걸리: 거품이 살아 있고 상큼한 맛이 특징. 냉장보관 필수
- 술샘 이화백: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출신 양조장이 개발한 프리미엄 생막걸리
이 외에도 지역 농장이나 양조장에서 만드는 생막걸리들은 대부분 유산균이 살아 있으며, 생산 직후 섭취할 경우 가장 풍부한 유산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.
5. 전통주로 건강을 챙길 수 있을까?
전통주는 술입니다. 그래서 어디까지나 ‘기호 식품’으로 즐기는 것이 기본입니다. 그렇지만 막걸리처럼 발효된 전통주는 유산균, 아미노산, 유기산 등 건강에 긍정적인 성분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적당한 섭취 시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.
단, 알코올에 민감한 체질이나 간 기능 저하자, 임산부 등은 유산균을 핑계로 무리한 섭취를 피해야겠죠. 전통주로 건강을 챙기려면, 무엇보다 제품에 대한 이해와 균형 있는 소비가 가장 중요합니다.
여러분도 오늘 저녁엔, 유산균이 살아 있는 생막걸리 한 잔 어떠세요? 조금은 색다른 시선으로 우리의 전통주를 바라보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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